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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엄나무순 돌솥밥'토속음식 제36호 지정


안영준 기자 / ayj1400@hanmail.net입력 : 2014년 11월 26일
↑↑ 엄나무돌솥밥
ⓒ CBN 뉴스
[CBN뉴스 안영준 기자]= 최근 들어 이른바 ‘웰빙 건강식’이 유행하면서 특정 지역에서 자생하거나 재배한 산나물을 활용한 한정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 중 강원도 강릉과 정선 지역에서 유래한 곤드레나물밥은 어혈과 보혈작용은 물론 신경통, 고혈압 등에 효험이 있다 하여 이미 전국적으로 보편화된 음식이 되었다. 그러나 식감이 지니고 있는 약효는 물론이거니와 특유의 뛰어난 향이 있어 섬세한 식도락가들에게 이미 웬만큼 알려진 엄나무 순 돌솥밥이 주목을 끌면서 곤드레밥의 위상은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 곤드레밥을 폭풍의 기세로 위협하고 있는 엄나무 순 돌솥밥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은가?

이에 대한 해답은 춘양목의 원산지이자 백두대간의 중추인 춘양면 소재의 동궁회관에서 찾을 수 있다.

예전 우리 선조들은 집안의 잡귀를 몰아낸다는 뜻을 담아 안방 문설주 위에 날카로운 가시가 박힌 엄나무를 걸어 놓곤 했다. 일명 ‘음나무’라고도 불리는 엄나무의 순은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약재로도 사용되었는데, 척추 관련 질환이나 관절염, 중풍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주로 5월 초 보름 정도의 기간 동안만 채취할 수 있어 현대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엄나무 순은 실제로 사포닌과 무기질 등이 풍부해 항암, 항균 효과는 물론 소화 작용을 촉진하고 당뇨병에 특수한 효험이 있다고 한다. 엄나무 순은 ‘개두릅’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엄나무 순의 모양새가 두릅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찬 성질이 강해 많이 먹으면 복통을 일으키는 두릅과 달리 엄나무 순은 아무리 많이 섭취해도 배탈이 나지 않고 두릅보다 훨씬 진한 향을 지니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 CBN 뉴스
엄나무는 삼척, 대구, 울산을 삼각 벨트로 하는 영남의 백두대간 지역을 중심으로 자생하고 약재나 식재료로 사용하는 새순의 채취시기 또한 늦봄의 보름 정도로 한정적이어서 접하기가 그리 수월하지는 않다. 또한 그냥 먹으면 쓴 맛이 강해 식재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얼마간의 가공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있다. 따라서 엄나무 순을 약재나 식재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당뇨병과 관절염을 비롯한 현대 성인병 예방에 상당한 효험이 있다는 장점을 제대로 살리면서도 누구나 어렵지 않게 식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듯이 동궁회관 대표 양제원 씨는 이러한 고민을 수년째 해오다 엄나무 순 돌솥밥을 개발해 내는 데 성공했다.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지나고 천혜의 산림자원을 자랑하는 춘양 땅에서 생활하며 평소부터 이 지역에서 자생하는 임산 약재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어 보겠다는 일념을 현실화 한 것이다. 처음에 그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던 곤드레나물밥의 본향인 강원도 정선을 찾아 곤드레밥의 성공비결을 탐사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현지에서 직접 곤드레밥을 시식해본 결과 춘양의 엄나무 순을 활용해 밥을 짓는다면 이보다 훨씬 더 뛰어난 풍미를 연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데는 얼마간의 시행착오가 수반되기 마련이다. 엄나무 순 특유의 쌉싸래한 맛을 대중화시키기 위해서는 매번 식재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엄나무 순을 장기간 보관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일과 밥 한 공기에 들어가는 엄나무 순의 적절한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밑반찬도 여느 한정식 집과 구별되는 독창적이면서도 건강 친화적인 형태를 띠어야만 했다.

춘양 지역에는 지천에 널린 게 엄나무라 그것의 순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양제원 씨는 1,200kg의 엄나무 순을 주변 농민들에게서 일괄 구매해 그것을 사시사철 보관할 수 있는 비법을 고안해 냈다. 엄나무 순을 데쳐서 진공 상태로 포장한 채 냉동보관을 하면 연중 엄나무 순 특유의 색깔과 향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터득한 것이다. 또한 엄나무 순의 쌉싸래하고 담백한 맛을 살리려면 돌솥밥 한 공기당 100g 정도의 엄나무 순이 필요하다는 사실 또한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확인할 수 있었다. 엄나문 순을 식재료로 활용하고자 했던 양제원 씨의 창의적인 선택과 그것을 실용화하기 위해 바친 각고의 노력으로 엄나무 순 돌솥밥은 입소문을 타고 삽시간에 전국적인 웰빙 음식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일단은 인삼의 열 배가 넘는 사포닌 함유량에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험을 보이는 엄나무 순을 식재료로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엄나무 순 돌솥밥에 풍미를 더하는 특제 송이 간장 소스와 봉화의 청정 산나물을 밑반찬으로 활용한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수’였다.

앞으로 양제원 씨는 엄나무 식혜, 엄나무 떡 등 엄나무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상품화하고 봉화군의 협조 아래 인근 지역을 엄나무 순 돌솥밥 단지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돌솥밥이 현재에 이르기까지는 봉화군의 지원 또한 결코 적지 않았습니다. 이곳을 엄나무 순 돌솥밥 단지로 개발하면 조만간 들어설 산림수목원의 이미지와도 상응하고 농민들이 엄나무를 재배하여 그것을 되팔 수 있는 판로를 확보하게 돼 농가소득 향상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봉화군 토속음식 제 36호로도 지정된  엄나무 순 돌솥밥이 한약우와 송이를 활용한 음식과 더불어 봉화는 물론 전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건강 음식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안영준 기자 / ayj1400@hanmail.net입력 : 2014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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