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n뉴스=이재영 기자] 추운 겨울이 지나고 길가에 핀 알록달록한 꽃들이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봄이라면 벚꽃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봄 햇살을 닮은 샛노란 산수유만큼 눈길을 사로잡는 꽃은 없다.
다른 봄꽃들보다 개화 시기가 빨라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산수유꽃의 강렬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은은한 파스텔톤 향연은 봄철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만한 자태를 뽐낸다.
봉화군 봉성면에 위치한 두동마을은 봉화에서 대표적으로 산수유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띠띠미 마을’로 불린다. 마을 뒤에서 물이 흐른다고 해서 뒷마을(後谷), 뒷뜨미라 불리던 것이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요즘은 부르기 쉽게 ‘띠띠미’로 정착됐다고 한다.
띠띠미 마을의 산수유는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사람 사는 마을과 조화를 이루며 고풍스러운 집들과 산수유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마을 곳곳에 심어진 산수유 나무마다 꽃망울을 활짝 터뜨려 마을 전체를 노랗게 물들이고 있어 산수유 나무로 가득한 이곳을 거닐며 조용히 꽃내음을 만끽할 수 있다. 마을 서쪽을 흐르는 개울 주변에도 산수유 꽃이 피어있어 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봄의 운치를 한껏 느낄 수 있다.
마을에 지천인 산수유 나무는 병자호란 때 입향조인 홍우정이 벼슬을 버리고 이곳 마을로 피란 오면서 경기도 이천에서 산수유 나무를 가져다 심은 것이 시초였다고 알려져 있다.
400년 된 ‘시조목’ 두 그루가 아직도 성성하게 꽃을 피우고 있으며 조상 대대로 재배하던 수령 100년을 넘은 산수유 나무들이 고즈넉한 고택들 사이 마을의 골목과 담장을 꽉 메워 장관을 이룬다.
띠띠미 마을의 산수유는 전국에서 가장 늦게 꽃핀다. 이곳의 산수유꽃 절정은 3월 말에서 4월 초순이다. 이 시기에 맞춰 매년 4월 초에는 ‘신춘 산수유 시 낭송회’가 열린다. 봄기운을 가득 머금은 노란 산수유 꽃을 구경하며 시 낭송과 음악공연을 즐길 수 있다.